에어컨 제습과 냉방, 언제 무엇을 쓰는가

제습과 냉방 고르기

여름에 에어컨을 켤 때 냉방과 제습 중 무엇을 고를지 헷갈린다. 전기요금이 적게 나온다는 말 때문에 무조건 제습을 쓰는 경우도 많다. 두 기능은 목적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 유리한 쪽이 갈린다.

두 기능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에어컨은 찬 코일에 공기를 통과시켜 온도를 낮추는데, 이때 공기 중 수분이 코일에 맺혀 물이 되어 빠져나간다. 즉 냉방을 하면 제습도 자동으로 된다. 제습 모드는 온도를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 이 과정을 오래 유지하도록 바람과 압축기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완전히 다른 기계가 도는 것이 아니다.

기온이 높으면 냉방이 유리하다

바깥이 삼십 도를 넘는 한낮에 제습 모드를 쓰면 시원해지는 속도가 느려 오히려 오래 돌게 된다. 이럴 때는 냉방으로 원하는 온도까지 빠르게 내린 뒤 설정 온도를 유지하는 편이 전기도 덜 쓴다. 요금은 모드 이름이 아니라 압축기가 얼마나 오래 도느냐로 결정된다.

덥지 않은데 눅눅할 때가 제습의 자리다

장마철처럼 기온은 이십오 도 정도인데 습도가 팔십을 넘는 날이 있다. 이때 냉방을 켜면 춥기만 하고 눅눅함은 남는다. 제습 모드는 온도를 크게 내리지 않으면서 습도를 떨어뜨리므로 이런 날에 맞다. 빨래가 잘 안 마르는 날도 마찬가지다.

설정 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는다

이십사 도에서 이십육 도 사이로 두고 선풍기를 함께 쓰면 십팔 도로 설정한 것과 체감이 비슷하면서 요금은 훨씬 적다. 사람은 공기가 움직이면 같은 온도에서도 시원하게 느낀다.

껐다 켜기를 반복하지 않는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설정 온도에 도달한 뒤 약하게 돌며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시원해졌다고 끄고 더워지면 다시 켜면, 그때마다 압축기가 최대로 돌아 요금이 더 나온다. 두세 시간 안에 다시 켤 상황이면 켜 두는 편이 낫다.

필터 청소가 효율을 좌우한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바람이 덜 나와 같은 시원함을 위해 더 오래 돌아야 한다. 여름철에는 이 주에 한 번 필터를 빼서 물로 헹구고 완전히 말린 뒤 끼운다. 이것만으로 체감과 요금이 모두 달라진다.

곰팡이 냄새가 나면 내부를 말린다

에어컨을 껐을 때 안쪽 코일에 물기가 남으면 곰팡이가 자라고, 다음에 켤 때 냄새가 난다. 끄기 전에 송풍 모드로 십 분 정도 돌려 내부를 말리는 습관을 들이면 여름 내내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자동 건조 기능이 있는 제품이면 그 기능을 켜 두면 된다.

방 크기에 맞지 않으면 어떤 설정도 소용없다

작은 용량으로 넓은 거실을 감당하려 하면 압축기가 계속 최대로 돌아 요금만 오르고 시원해지지도 않는다. 문을 닫아 감당할 수 있는 공간만 냉방하거나, 선풍기로 공기를 옮겨 실제 냉방 면적을 줄이는 쪽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용량이 지나치게 큰 제품도 좋지는 않다. 금방 설정 온도에 도달했다가 멈추기를 반복해 습도가 잘 안 떨어지고, 눅눅하면서 춥기만 한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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